환경 오염 연구

환경 오염 물질 현황 및 영향에 대한 연구 이슈를 전달합니다.

항산화제 비타민C가 미세플라스틱 독성을 줄여줄까? 오히려 양서류 개구리의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켰다

앨지닥터(김덕원)
2026-03-17
조회수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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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질 오염의 새로운 주범으로 떠오른 미세플라스틱은 수생 생물의 발달과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양서류는 투과성이 높은 피부와 수중·육상을 오가는 생활사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에 더욱 취약하다. 공주대학교·충북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올챙이에게 항산화제인 비타민C를 함께 투여했더니 보호 효과는 일시적이었고, 오히려 지속적인 산화적 불균형이 나타났다. 항산화 보충제가 오염물질과 만났을 때 '보호제'가 아닌 '산화 촉진제'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항산화제 만능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결과다. 


| 미세플라스틱과 산화 스트레스, 왜 양서류가 위험한가

미세플라스틱(MPs)은 5mm 미만의 플라스틱 입자로, 담수 생태계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검출되고 있다. 이 입자들은 수생 생물의 체내에 축적되어 활성산소종(ROS)의 과잉 생산을 유발한다. 활성산소종이란 세포 내에서 산소가 불완전하게 대사될 때 생기는 반응성 높은 분자로, 정상적으로는 체내 항산화 시스템이 이를 제거한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이 체내에 쌓이면 이 균형이 무너져 산화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성장 저해·면역 교란·사망률 증가로 이어진다.

양서류는 이 문제에 특히 취약하다. 피부 투과성이 높아 오염물질 흡수가 용이하고, 올챙이 시기에 수중에서 장기간 생활하며, 변태(metamorphosis) 과정에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연구팀은 체외에서 공급 가능한 비효소적 항산화제인 비타민C가 미세플라스틱의 독성을 완화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자 했다.


| 연구 설계: 네 그룹으로 나눈 올챙이 장기 노출 실험

연구팀은 한국산 양서류인 참개구리(Glandirana rugosa)의 올챙이를 대상으로 만성 노출 실험을 수행했다. 올챙이는 네 가지 처리구로 나뉘었다. 대조군(Con), 비타민C 단독 처리구(Vita), 미세플라스틱 단독 처리구(MPs), 미세플라스틱+비타민C 혼합 처리구(MPs+Vita)이다.

미세플라스틱은 직경 10μm의 형광 폴리스티렌 입자를 사용했으며, 농도는 180개/mL로 설정했다. 이는 고도로 오염된 담수 환경의 실측치(0.003~2.6g/L)보다 낮은 수준(약 5.55×10⁻⁷ g/L)으로, 급성 독성이 아닌 만성적·아치사적 영향을 관찰하기 위한 것이다. 비타민C는 젤 형태의 초식성 사료에 600mg/kg 농도로 혼합하여 투여했다. 각 처리군당 탱크 6개, 탱크당 올챙이 15마리를 배치했으며, Gosner 발달 단계 39(뒷다리 발달), 42(앞다리 출현), 46(변태 완료) 시점에서 발달 속도·체장·체중·corticosterone (스트레스 호르몬)·항산화 효소(SOD, CAT, GPX) 활성을 정량 분석했다.


| 미세플라스틱은 생존율을 절반 가까이 떨어뜨렸다

생존율에서 가장 극명한 차이가 드러났다. 대조구와 비타민C 단독 처리구의 올챙이 생존율은 실험 종료 시점까지 비교적 높게 유지된 반면, 미세플라스틱 노출군의 생존율은 약 60% 수준까지 하락했다. 주목할 점은 미세플라스틱과 비타민C를 함께 투여한 혼합 처리구에서 미세플라스틱 단독 처리구보다 생존율이 개선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Cox 비례위험모형 분석에서 혼합 처리구의 사망 위험은 대조군 대비 약 10.3배(HR=10.27)로, 미세플라스틱 단독 처리구의 약 7.7배(HR=7.65)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비타민C 단독 처리구는 대조군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며(HR=1.88), 사지나 꼬리의 기형은 어떤 처리군에서도 관찰되지 않았다.


| 비타민C의 발달 보호 효과는 초기에만 나타나고 사라졌다

미세플라스틱 단독 처리구의 올챙이는 대조구에 비해 발달 단계 도달에 유의하게 더 긴 시간이 걸렸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장내에 축적되어 영양분 흡수를 방해하고, 장내 미생물 군집을 교란하여 에너지 배분과 대사 항상성을 손상시키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혼합 처리구에서는 발달 단계 39 시점에서 미세플라스틱 단독 처리구보다 발달 지연이 줄어들었고, 체장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나 비타민C가 초기 성장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발달 단계 42에서도 혼합 처리구의 체장과 체중이 대조군보다 컸다.

그러나 이 효과는 변태 완료 시점(단계 46)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단계 46에서 체장과 체중은 모든 처리구 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즉, 비타민C의 성장 촉진 효과는 발달 초기에 국한된 일시적인 것이었다.


| 혼합 투여가 catalase를 지속적으로 높여 산화적 불균형을 초래했다

이 연구의 핵심 발견은 항산화 효소 반응에서 나왔다. 체내 항산화 방어 시스템은 세 가지 효소의 연쇄 작용으로 작동한다. SOD(Superoxide Dismutase)가 활성산소를 과산화수소로 전환하고, CAT(Catalase)와 GPX(Glutathione Peroxidase)가 이 과산화수소를 제거한다. 이 세 효소의 균형이 무너지면 산화적 손상이 일어난다.

발달 단계 39에서 미세플라스틱 노출군과 병용군 모두 SOD가 증가하고 GPX가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다. SOD가 늘면 과산화수소도 많아지므로 GPX도 함께 올라가야 할 것 같지만, GPX는 작동할 때마다 보조 물질인 글루타치온(GSH)을 소모하기 때문에 활성산소가 과잉 생산되는 환경에서는 GSH가 빠르게 고갈되어 오히려 활성이 떨어진다. 결국 과산화수소는 계속 만들어지는데 제거가 따라가지 못하는 초기 산화 스트레스 상태가 나타난 것이다. 단계 42에서는 병용군의 GPX가 부분적으로 회복되었으나, CAT는 대조구와 비타민C 단독 처리구 대비 유의하게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 변태 완료 시점인 단계 46에서 SOD는 정상화되었지만, 혼합 처리구의 CAT와 GPX는 여전히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CAT 활성이 병용군에서만 전 발달 단계에 걸쳐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는 것이다. CAT가 높다는 것은 과산화수소를 잘 제거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거해야 할 과산화수소가 그만큼 과잉 생산되고 있다는 신호다. 소방차가 많이 출동했다는 것이 화재 진압 능력이 뛰어남을 뜻하는 게 아니라 불이 그만큼 많이 났다는 뜻인 것과 같다. 산화 스트레스가 해소되었다면 효소 활성도 정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변태 완료 시점까지 CAT가 계속 높았다는 것은 과산화수소 과잉이 만성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비타민C 단독 처리구에서는 어떤 항산화 효소에도 변화가 없었으므로, 이 산화적 불균형은 비타민C 자체의 독성이 아니라 미세플라스틱과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된 것이다. 연구팀은 비타민C가 이미 산화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세포에 공급될 경우, 항산화제에서 산화 촉진제(pro-oxidant)로 전환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농도의 아스코르브산이 과산화수소 생성을 오히려 증폭시킬 수 있다는 기존 세포·동물 모델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패턴이다.


| Corticosterone 수치에는 변화가 없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corticosterone (CORT) 농도는 모든 발달 단계에서 처리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이번 실험에서 사용된 미세플라스틱 농도와 비타민C 용량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PA) 축을 통한 내분비 교란을 유발하지는 않았음을 시사한다. 미세플라스틱의 독성이 내분비 경로보다는 산화 스트레스 경로를 통해 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 종 특이적 반응이 보여주는 양서류 독성 평가의 복잡성

흥미로운 점은 동일한 미세플라스틱 농도에서 청개구리(Dryophytes japonicus)에게 관찰된 뒷다리 기형이 참개구리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종 간 생존 전략의 차이로 설명한다. 청개구리는 반드시 그해 안에 변태를 마쳐야 하는데, 미세플라스틱이 발달을 지연시키면 시간적 압박 속에서 변태를 서두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뒷다리 형성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져 기형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참개구리는 올챙이 상태로도 겨울을 날 수 있어 발달이 늦어져도 서두를 필요가 없고, 시간 여유가 있는 만큼 에너지를 정상적으로 배분하여 기형 없이 변태를 마칠 수 있었다. 이러한 종별 차이는 미세플라스틱 독성 평가에서 단일 종 결과를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 항산화제가 늘 보호제인 것은 아니다 

이 연구는 비타민C 보충이 미세플라스틱 노출 상황에서 일관된 보호 효과를 제공하지 못하며, 특정 조건에서는 오히려 산화적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비타민C가 초기 성장을 일시적으로 촉진했지만, 생존율 개선에는 실패했고 변태 이후까지 지속되는 CAT 상승을 유발했다. 이는 항산화제-오염물질 상호작용이 맥락에 강하게 의존하며, 명목상 무독한 용량에서도 예상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이 연구는 단일 미세플라스틱 유형·농도와 단일 비타민C 용량만을 사용했으므로, 다른 농도 구배나 노출 시나리오에서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또한 직접적인 산화 손상 지표(MDA, 8-OHdG, GSH/GSSG 비율 등)를 측정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향후 미세플라스틱의 종류·크기·농도 구배와 항산화제의 용량·기간별 반응을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근육 외 간·피부·소화관 등 다양한 조직에서의 반응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전 관점에서, 미세플라스틱 오염 서식지에서의 항산화제 투여는 종 및 맥락별 검증을 거친 후에만 신중하게 적용해야 한다.


| 참고문헌

Park, J.-K., Lee, J.-E., Kim, J.-S., Mun, S.-J., Bae, J.-H., Cho, S.-J., & Do, Y. (2026). Antioxidant supplementation under microplastic stress: Protective or pro-oxidant effects in amphibians.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507, 141609. https://doi.org/10.1016/j.jhazmat.2026.14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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