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연간 4억 톤을 넘어섰고, 그중 폴리스티렌(PS)은 포장재와 단열재에 널리 쓰이면서도 벤젠 고리 구조 때문에 자연 분해에 수십 년에서 수천 년이 걸리는 난분해성 플라스틱이다. Environmental Science and Ecotechnology에 발표된 하얼빈공업대학교·스탠퍼드대학교 공동 연구에 따르면, 두비아바퀴벌레(Blaptica dubia)가 장내 미생물과 숙주 대사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을 빠르게 생분해하며, 그 속도는 기존에 알려진 곤충 분해자들을 크게 능가한다. 이는 바퀴벌레목(Blattodea)에서 플라스틱 분해 능력이 확인된 첫 사례다.
| 폴리스티렌이 난분해성인 이유
폴리스티렌은 스타이렌 단위체가 반복 연결된 고분자로, 탄소-탄소 주쇄에 벤젠 고리가 매달린 구조를 갖는다. 이 방향족 골격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어서, 토양이나 해양의 일반적인 미생물로는 분해가 극히 느리다. 자외선이나 물리적 마모로 미세플라스틱(5mm 이하)과 나노플라스틱(1μm 이하)으로 쪼개지지만, 이 과정에서 소수성 표면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과 중금속을 흡착해 먹이사슬을 통한 오염 위험을 키운다.
기존에 밀웜(Tenebrio molitor), 꿀벌부채명나방(Galleria mellonella) 등의 곤충 유충이 장내 미생물을 통해 PS를 부분 분해한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개체당 분해 속도는 하루 0.08~0.24mg에 머물렀다. 연구진은 바퀴벌레가 더 안정적인 장내 미생물 군집, 긴 수명, 큰 체질량을 갖추고 있어 보다 효율적인 플라스틱 분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흰점박이꽃무지나 밀웜과 달리 아직 탐색되지 않았던 바퀴벌레목에 주목했다.
| 42일 만에 섭취한 PS의 55%를 제거하다
연구진은 두비아바퀴벌레 50마리(3반복)에게 첨가제가 없는 PS 분말을 한천 겔에 혼합해 42일간 급여했다. 그 결과, 개체당 하루 평균 6.0±0.2mg의 PS를 섭취했으며, 섭취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해 주당 36.7mg에서 57.3mg으로 늘었다. 이는 바퀴벌레가 PS 식이에 점진적으로 적응했음을 보여준다.
42일간 섭취된 PS의 54.9±2.3%가 제거되었고, 개체당 특이적 분해 속도는 하루 3.3±0.1mg으로 나타났다. 이는 밀웜 유충(하루 0.08~0.24mg)의 약 14~41배에 달하는 수치다. 섭취된 PS의 반감기는 약 27.7시간으로 추정되었다.
PS만으로 먹인 그룹의 생존율은 95.3%로 굶긴 그룹(82.7%)보다 높았지만, 일반 먹이 그룹(97.3%)보다는 약간 낮았다. 체중도 굶긴 그룹 대비 약 81% 높게 유지되었다. PS가 이상적인 영양원은 아니지만, 바퀴벌레가 PS를 부분적으로 대사에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분자량 감소와 동위원소 변화가 확인한 생분해
분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여러 화학 분석을 수행했다. 겔투과크로마토그래피(GPC) 분석 결과, 배설물 속 잔류 PS의 수평균분자량(Mn)은 107.0kDa에서 57.3kDa로 46.4% 감소했고, 중량평균분자량(Mw)은 283.0kDa에서 209.8kDa로 25.9% 줄었다. 다분산지수(PDI)가 2.6에서 3.7로 증가한 것은 고분자 사슬이 다양한 위치에서 절단되어 넓은 범위의 저분자량 산물이 생성되었음을 뜻한다.
안정탄소동위원소(δ¹³C) 분석에서는, 원래 PS의 δ¹³C값 −28.1‰가 배설물 속 잔류 PS에서 −25.2‰로 증가했다. 생분해 과정에서 가벼운 ¹²C가 우선적으로 소비되고 무거운 ¹³C가 잔류물에 농축된 것으로, 장내에서 실질적인 생분해가 일어났다는 강력한 증거다.
적외선 분광법(FTIR)에서는 원래 PS에 없던 카르보닐기(C=O)와 하이드록실기(–OH)가 새로 나타났고, 벤젠 고리 관련 진동 피크는 약화되었다. 핵자기공명(¹H NMR) 분석에서도 에테르·에스터 결합을 시사하는 OCH₂ 신호가 검출되었다. 열중량 분석과 열분해-질량분석에서도 저분자량 산화물의 생성이 확인되었다. 이 모든 결과는 PS 골격이 장내에서 산화적으로 절단되어 산소 함유 저분자 화합물로 전환되었음을 일관되게 가리킨다.
| PS 식이가 장내 미생물 군집을 '플라스틱 분해 모드'로 재편하다
메타게놈 분석 결과, PS 식이는 바퀴벌레의 장내 미생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샤논 다양성 지수는 대조군의 5.3에서 PS군의 4.6으로 감소해, PS가 선택압으로 작용해 특정 우점종을 선별적으로 증식시켰음을 보여준다. 주성분 분석에서도 두 그룹은 뚜렷이 분리되었고, 정규화 확률성 비율(NST) 분석 결과 PS군은 23.2%로 결정론적 군집 형성이 확인되었다. 즉 PS 섭취가 무작위가 아닌 방향성 있는 미생물 군집 재편을 유도한 것이다.
문(phylum) 수준에서 플라스틱 분해 능력을 가진 세균들이 대거 포함된 프로테오박테리아(Pseudomonadota)의 비율이 대조군 23.3%에서 PS군 49.3%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방향족 화합물 분해 능력이 알려진 방선균(Actinobacteria)도 1.4%에서 4.1%로 늘었다. 반면 식이섬유·다당류 분해와 관련된 박테로이데스문(Bacteroidota)은 24.3%에서 9.9%로 크게 줄었다.
종 수준에서는 플라스틱 분해와 관련된 14개 종이 PS군에서 증가했다. 벤젠 화합물을 공동 분해하는 Staphylococcus aureus와 강한 탈카르복실화 효소 활성을 가진 Pantoea sp., 비닐 화합물과 방향족 화합물을 분해하는 Klebsiella pneumoniae, PS 분해 능력이 보고된 Citrobacter sp.와 Pseudomonas aeruginosa 등이 대표적이다.
| 미생물-효소-숙주가 이루는 삼자 분해 시스템
이 연구의 가장 핵심적인 발견은 PS 분해가 단순히 장내 미생물의 일이 아니라, 미생물·효소·숙주 대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삼자 협력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미생물-효소 공동발생 네트워크 분석에 따르면, PS군의 장내 미생물은 세 가지 기능적 모듈로 나뉘었다. 첫 번째 모듈은 공생세균 Candidatus Thiodiazotropha taylori를 중심으로 Enterobacter, Klebsiella 등이 비닐·방향족 화합물 분해를 담당했다. 두 번째 모듈은 Pantoea sp.와 Citrobacter sp.를 중심으로 탄소 사슬 절단과 PS 중간산물 처리를 맡았다. 세 번째 모듈은 공생세균이 에너지와 물질 공급을 통해 전체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
효소 수준에서는 알킬/아릴 전이효소(EC 2.5.1.18), NADH:퀴논 산화환원효소(EC 7.1.1.2), 알데히드 산화환원효소(EC 1.2.1.84), 에스터 결합 가수분해효소(EC 3.1.26.4) 등이 특정 분해 세균과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 효소들은 PS 골격의 산화적 절단, 벤젠 고리 개환, 곁사슬 산화를 단계적으로 수행한다.
전사체(transcriptome) 분석에서는 숙주인 바퀴벌레 자체의 역할이 드러났다. PS군에서 6,036개 유전자가 상향 조절되었는데, 특히 지방산 β-산화와 TCA 회로(시트르산 회로) 관련 경로가 크게 활성화되었다. 이는 장내 미생물이 PS를 절단해 만든 저분자 중간산물을 숙주 세포가 직접 흡수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는 뜻이다. 방향족 고리 화합물 결합·대사, 옥소산 대사, 카르복실산 대사 관련 기능도 현저히 증가해, 숙주가 PS 분해 산물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대사 재프로그래밍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전체 과정은 이렇게 요약된다. 장내 미생물이 PS 고분자를 산화·절단하면, 생성된 저분자 산화물이 숙주 세포로 운반되고, 숙주는 β-산화와 TCA 회로를 통해 이를 에너지(ATP)로 전환한다. 연구진은 이를 "미생물 분해-숙주 대사" 시너지 캐스케이드 모델이라 명명했다.
| 바퀴벌레의 진화적 배경이 PS 분해를 가능하게 했다
두비아바퀴벌레가 이처럼 뛰어난 PS 분해 능력을 보이는 데는 진화적 배경이 있다. 바퀴벌레목은 리그닌(목질소)과 셀룰로스 같은 복잡한 방향족 고분자를 분해하는 것으로 유명한 흰개미와 가까운 진화적 관계를 공유한다. PS와 리그닌은 모두 방향족 골격을 포함하므로, 리그닌 분해에 적응된 효소 시스템이 PS에도 작용할 잠재력을 가진다. 또한 두비아바퀴벌레의 장은 체질량의 약 15~20%를 차지해 밀웜 등 다른 곤충보다 훨씬 크며, 이 넓은 장 구조가 복잡하고 다양한 미생물 군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물리적 기반이 된다.
| 플라스틱 생분해 기술의 새 지평, 그러나 아직 남은 과제
이번 연구는 단일 미생물이나 분리된 효소가 아닌, 숙주-미생물-효소 삼자 협력이 만들어내는 통합적 분해 전략이 개별 접근보다 훨씬 높은 효율을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석유계 플라스틱의 지속가능한 생분해 기술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성과다.
다만 연구진은 여러 한계를 명시했다. 이번 연구는 PS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PE·PP·PVC·PET 등 다른 주요 플라스틱에 대한 분해 능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메타게놈·전사체 분석은 잠재적 효소 기능을 보여줄 뿐, 구체적인 효소 반응과 중간산물의 구조를 완전히 규명하지는 못했다. 또한 실험실 조건에서 입증된 분해 능력이 실제 환경에 적용 가능한지, 바퀴벌레를 자연 환경에 방출할 경우의 생태적 영향·건강 위험·사회적 수용성 등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대사체 분석, 유전자 클로닝, 효소 특성 규명 등을 통합해 분해 메커니즘을 더 정밀하게 밝히고, 다양한 바퀴벌레 종 간 비교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 참고문헌
Li, M.-X., Wang, Y.-Q., Wang, J.-Y., Ding, M.-Q., Yang, S.-S., Ding, J., & Wu, W.-M. (2026). Host metabolic integration enables superior polystyrene degradation in cockroaches. Environmental Science and Ecotechnology, 30, 100679.
https://environmentalpeople.com/expert/?idx=54831709&bmode=view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연간 4억 톤을 넘어섰고, 그중 폴리스티렌(PS)은 포장재와 단열재에 널리 쓰이면서도 벤젠 고리 구조 때문에 자연 분해에 수십 년에서 수천 년이 걸리는 난분해성 플라스틱이다. Environmental Science and Ecotechnology에 발표된 하얼빈공업대학교·스탠퍼드대학교 공동 연구에 따르면, 두비아바퀴벌레(Blaptica dubia)가 장내 미생물과 숙주 대사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폴리스티렌 미세플라스틱을 빠르게 생분해하며, 그 속도는 기존에 알려진 곤충 분해자들을 크게 능가한다. 이는 바퀴벌레목(Blattodea)에서 플라스틱 분해 능력이 확인된 첫 사례다.
| 폴리스티렌이 난분해성인 이유
폴리스티렌은 스타이렌 단위체가 반복 연결된 고분자로, 탄소-탄소 주쇄에 벤젠 고리가 매달린 구조를 갖는다. 이 방향족 골격은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어서, 토양이나 해양의 일반적인 미생물로는 분해가 극히 느리다. 자외선이나 물리적 마모로 미세플라스틱(5mm 이하)과 나노플라스틱(1μm 이하)으로 쪼개지지만, 이 과정에서 소수성 표면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과 중금속을 흡착해 먹이사슬을 통한 오염 위험을 키운다.
기존에 밀웜(Tenebrio molitor), 꿀벌부채명나방(Galleria mellonella) 등의 곤충 유충이 장내 미생물을 통해 PS를 부분 분해한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개체당 분해 속도는 하루 0.08~0.24mg에 머물렀다. 연구진은 바퀴벌레가 더 안정적인 장내 미생물 군집, 긴 수명, 큰 체질량을 갖추고 있어 보다 효율적인 플라스틱 분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흰점박이꽃무지나 밀웜과 달리 아직 탐색되지 않았던 바퀴벌레목에 주목했다.
| 42일 만에 섭취한 PS의 55%를 제거하다
연구진은 두비아바퀴벌레 50마리(3반복)에게 첨가제가 없는 PS 분말을 한천 겔에 혼합해 42일간 급여했다. 그 결과, 개체당 하루 평균 6.0±0.2mg의 PS를 섭취했으며, 섭취량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해 주당 36.7mg에서 57.3mg으로 늘었다. 이는 바퀴벌레가 PS 식이에 점진적으로 적응했음을 보여준다.
42일간 섭취된 PS의 54.9±2.3%가 제거되었고, 개체당 특이적 분해 속도는 하루 3.3±0.1mg으로 나타났다. 이는 밀웜 유충(하루 0.08~0.24mg)의 약 14~41배에 달하는 수치다. 섭취된 PS의 반감기는 약 27.7시간으로 추정되었다.
PS만으로 먹인 그룹의 생존율은 95.3%로 굶긴 그룹(82.7%)보다 높았지만, 일반 먹이 그룹(97.3%)보다는 약간 낮았다. 체중도 굶긴 그룹 대비 약 81% 높게 유지되었다. PS가 이상적인 영양원은 아니지만, 바퀴벌레가 PS를 부분적으로 대사에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분자량 감소와 동위원소 변화가 확인한 생분해
분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여러 화학 분석을 수행했다. 겔투과크로마토그래피(GPC) 분석 결과, 배설물 속 잔류 PS의 수평균분자량(Mn)은 107.0kDa에서 57.3kDa로 46.4% 감소했고, 중량평균분자량(Mw)은 283.0kDa에서 209.8kDa로 25.9% 줄었다. 다분산지수(PDI)가 2.6에서 3.7로 증가한 것은 고분자 사슬이 다양한 위치에서 절단되어 넓은 범위의 저분자량 산물이 생성되었음을 뜻한다.
안정탄소동위원소(δ¹³C) 분석에서는, 원래 PS의 δ¹³C값 −28.1‰가 배설물 속 잔류 PS에서 −25.2‰로 증가했다. 생분해 과정에서 가벼운 ¹²C가 우선적으로 소비되고 무거운 ¹³C가 잔류물에 농축된 것으로, 장내에서 실질적인 생분해가 일어났다는 강력한 증거다.
적외선 분광법(FTIR)에서는 원래 PS에 없던 카르보닐기(C=O)와 하이드록실기(–OH)가 새로 나타났고, 벤젠 고리 관련 진동 피크는 약화되었다. 핵자기공명(¹H NMR) 분석에서도 에테르·에스터 결합을 시사하는 OCH₂ 신호가 검출되었다. 열중량 분석과 열분해-질량분석에서도 저분자량 산화물의 생성이 확인되었다. 이 모든 결과는 PS 골격이 장내에서 산화적으로 절단되어 산소 함유 저분자 화합물로 전환되었음을 일관되게 가리킨다.
| PS 식이가 장내 미생물 군집을 '플라스틱 분해 모드'로 재편하다
메타게놈 분석 결과, PS 식이는 바퀴벌레의 장내 미생물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샤논 다양성 지수는 대조군의 5.3에서 PS군의 4.6으로 감소해, PS가 선택압으로 작용해 특정 우점종을 선별적으로 증식시켰음을 보여준다. 주성분 분석에서도 두 그룹은 뚜렷이 분리되었고, 정규화 확률성 비율(NST) 분석 결과 PS군은 23.2%로 결정론적 군집 형성이 확인되었다. 즉 PS 섭취가 무작위가 아닌 방향성 있는 미생물 군집 재편을 유도한 것이다.
문(phylum) 수준에서 플라스틱 분해 능력을 가진 세균들이 대거 포함된 프로테오박테리아(Pseudomonadota)의 비율이 대조군 23.3%에서 PS군 49.3%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방향족 화합물 분해 능력이 알려진 방선균(Actinobacteria)도 1.4%에서 4.1%로 늘었다. 반면 식이섬유·다당류 분해와 관련된 박테로이데스문(Bacteroidota)은 24.3%에서 9.9%로 크게 줄었다.
종 수준에서는 플라스틱 분해와 관련된 14개 종이 PS군에서 증가했다. 벤젠 화합물을 공동 분해하는 Staphylococcus aureus와 강한 탈카르복실화 효소 활성을 가진 Pantoea sp., 비닐 화합물과 방향족 화합물을 분해하는 Klebsiella pneumoniae, PS 분해 능력이 보고된 Citrobacter sp.와 Pseudomonas aeruginosa 등이 대표적이다.
| 미생물-효소-숙주가 이루는 삼자 분해 시스템
이 연구의 가장 핵심적인 발견은 PS 분해가 단순히 장내 미생물의 일이 아니라, 미생물·효소·숙주 대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삼자 협력 시스템이라는 점이다.
미생물-효소 공동발생 네트워크 분석에 따르면, PS군의 장내 미생물은 세 가지 기능적 모듈로 나뉘었다. 첫 번째 모듈은 공생세균 Candidatus Thiodiazotropha taylori를 중심으로 Enterobacter, Klebsiella 등이 비닐·방향족 화합물 분해를 담당했다. 두 번째 모듈은 Pantoea sp.와 Citrobacter sp.를 중심으로 탄소 사슬 절단과 PS 중간산물 처리를 맡았다. 세 번째 모듈은 공생세균이 에너지와 물질 공급을 통해 전체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했다.
효소 수준에서는 알킬/아릴 전이효소(EC 2.5.1.18), NADH:퀴논 산화환원효소(EC 7.1.1.2), 알데히드 산화환원효소(EC 1.2.1.84), 에스터 결합 가수분해효소(EC 3.1.26.4) 등이 특정 분해 세균과 강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 효소들은 PS 골격의 산화적 절단, 벤젠 고리 개환, 곁사슬 산화를 단계적으로 수행한다.
전사체(transcriptome) 분석에서는 숙주인 바퀴벌레 자체의 역할이 드러났다. PS군에서 6,036개 유전자가 상향 조절되었는데, 특히 지방산 β-산화와 TCA 회로(시트르산 회로) 관련 경로가 크게 활성화되었다. 이는 장내 미생물이 PS를 절단해 만든 저분자 중간산물을 숙주 세포가 직접 흡수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는 뜻이다. 방향족 고리 화합물 결합·대사, 옥소산 대사, 카르복실산 대사 관련 기능도 현저히 증가해, 숙주가 PS 분해 산물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대사 재프로그래밍을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전체 과정은 이렇게 요약된다. 장내 미생물이 PS 고분자를 산화·절단하면, 생성된 저분자 산화물이 숙주 세포로 운반되고, 숙주는 β-산화와 TCA 회로를 통해 이를 에너지(ATP)로 전환한다. 연구진은 이를 "미생물 분해-숙주 대사" 시너지 캐스케이드 모델이라 명명했다.
| 바퀴벌레의 진화적 배경이 PS 분해를 가능하게 했다
두비아바퀴벌레가 이처럼 뛰어난 PS 분해 능력을 보이는 데는 진화적 배경이 있다. 바퀴벌레목은 리그닌(목질소)과 셀룰로스 같은 복잡한 방향족 고분자를 분해하는 것으로 유명한 흰개미와 가까운 진화적 관계를 공유한다. PS와 리그닌은 모두 방향족 골격을 포함하므로, 리그닌 분해에 적응된 효소 시스템이 PS에도 작용할 잠재력을 가진다. 또한 두비아바퀴벌레의 장은 체질량의 약 15~20%를 차지해 밀웜 등 다른 곤충보다 훨씬 크며, 이 넓은 장 구조가 복잡하고 다양한 미생물 군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물리적 기반이 된다.
| 플라스틱 생분해 기술의 새 지평, 그러나 아직 남은 과제
이번 연구는 단일 미생물이나 분리된 효소가 아닌, 숙주-미생물-효소 삼자 협력이 만들어내는 통합적 분해 전략이 개별 접근보다 훨씬 높은 효율을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석유계 플라스틱의 지속가능한 생분해 기술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성과다.
다만 연구진은 여러 한계를 명시했다. 이번 연구는 PS만을 대상으로 했으며, PE·PP·PVC·PET 등 다른 주요 플라스틱에 대한 분해 능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메타게놈·전사체 분석은 잠재적 효소 기능을 보여줄 뿐, 구체적인 효소 반응과 중간산물의 구조를 완전히 규명하지는 못했다. 또한 실험실 조건에서 입증된 분해 능력이 실제 환경에 적용 가능한지, 바퀴벌레를 자연 환경에 방출할 경우의 생태적 영향·건강 위험·사회적 수용성 등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대사체 분석, 유전자 클로닝, 효소 특성 규명 등을 통합해 분해 메커니즘을 더 정밀하게 밝히고, 다양한 바퀴벌레 종 간 비교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제안했다.
| 참고문헌
Li, M.-X., Wang, Y.-Q., Wang, J.-Y., Ding, M.-Q., Yang, S.-S., Ding, J., & Wu, W.-M. (2026). Host metabolic integration enables superior polystyrene degradation in cockroaches. Environmental Science and Ecotechnology, 30, 100679.